타겟 독자

Seeyong Lee
5 min readSep 25, 2019

(* 직업 탐구 인터뷰 <the Persons> ‘퀀트-금융’ 프로젝트 펀딩은 텀블벅에서 진행중입니다.)
https://tumblbug.com/thepersonsquant

어떤 사업이든 마찬가지 겠으나 사용자가 시작과 끝이다. 사람의 뇌가 신기하게도 소비자의 뇌에서 공급자의 뇌로 너무나 쉽게 변하기에 더욱 중요한 명제다. 평소에는 제품을 사용하며 이걸 고쳐야 한다, 저걸 바꿔야 한다 술술 말하지만 정작 공급자의 입장에서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하면 철저하게 현 상황과 타협하기 마련이다. 이건 이래서 괜찮습니다, 저건 저런 이유에서 최선입니다 라고.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은 예술이다. 사용자가 사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이 사업이다. 둘 모두 달성할 수 있다면 분명 유명세를 탈 수 있다. 다만 사업을 시작하려면 후자에 중점을 둬야 한다.

the Persons도 결국 독자의 소비재다. 독자가 얻어 갈 무언가가 없다면 사업으로써 빵점이다. 심하게 말하면 인터뷰 한 시간이 아깝고, 인쇄한 종이가 아까울 뿐이다. ‘무엇’을 얻어갈 수 있도록 담을 텐가.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 ‘누가’ 읽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각 산업 분야별 현직자의 인터뷰 모음집을 ‘누가’ 읽을 것인가. 이에 대한 답변은 ‘왜’ 읽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름 고민하고 정리해봤다.

‘궁금해할 테니까’라는 막막하고 시시한 답변만 떠오르던 차에 퍼블리 박소령 대표의 인터뷰를 접했다. 유료 디지털 콘텐츠 출판 서비스라는 점에서 the Persons가 참고할 수 있는 여러 좋은 사례를 실제로 보여주고 있고 서비스 자체로도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무척 관심이 가는 스타트업이던 차였다. 인터뷰 중 ‘퍼블리에서 콘텐츠를 결제, 구매하는 분들은 주로 어떤 이유로 구매하시나요?’라는 질문이 눈에 들어왔다. 이에 대한 박소령 대표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 중략… 데이터를 보면서 추정해보면 저희 독자는 두 부류로 나뉘어요. 하나는 일에 관련된 거예요. 내가 종사하는 업의 가까운 미래가 궁금한 사람들, 일에 민감한 사람들이죠. 일을 더 잘해야겠다든지 경쟁력 개발에 고민이 많은 분들이 하나의 축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는, 새로운 것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에요…. 중략… 당장 내게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이건 알아둬야겠다는, 민감도가 높은 분들, 초기에는 ‘신문물에 관심 많은 층’이라 표현했어요.”

이거다, 싶었다. 어쩜 이렇게 정확히 분류했을까, 싶었다. 비단 직업 자체에 대한 콘텐츠만 발행하는 서비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특성이 직업관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 그만큼 본인과 타인의, 사회의 여러 직업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읽겠구나, 생각했다. 스스로를 떠올려도 공감이 간다. 내가 속해있는 분야에서 어떻게 전문성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함과 동시에 다른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의 끈도 놓지 않은 채 흘깃흘깃 엿보는 모습. 박소령 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나만의 언어로 다시 정리해봤다.

① 본업에 천착하는 자
: 현재 속해있는 전문 분야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고, 다른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시야를 확장하고 싶은 사람들

한 그룹은 본업에 천착(穿鑿)하는 자다. 자신이 속해있는 분야에서 이왕이면 전문성을 높이고 다른 전문가들과도 교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겠으나 순수하게 해당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있어 더욱 깊은 연구를 원할 수도 있고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 어떤 목적이든 괜찮다. 이들은 더 생생하고 전문적인 현업의 이야기를 듣기 원한다. 연령대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으로 잡았다.

②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는 자
: 성향에 맞는 새로운 관심사를 발견하거나, 흥미 있어하는 전문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싶은 사람들

다른 그룹은 새로운 분야를 탐색(探索)하는 자다. 이들은 취업을 하기 위해서든, 이직 또는 전직을 하기 위해서든 다른 산업 분야에 관심을 두고 살펴본다. 아직 자신의 성향과 능력에 맞는 진로를 찾지 못했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현업의 상황이 어떤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일 수 있다. 이들 역시 현업의 속이야기 와 분위기를 알기 원한다. 연령대는 고등학생 나이대에서 20대 중반으로 잡았다.

두 분류로 나누고 나니 한층 명확해졌다. ‘왜’ the Persons를 읽어야 하는지 답할 수 있고, ‘누가’ 읽어야 할지 명확해졌고 결과적으로 ‘무엇’을 the Persons에 담아야 할지 확실해졌다. 독자가 얻기 원하는 것. 특정 분야에 대한 이론이 아닌 실무적인 전문성과 분위기, 사람들의 성향, 진로에 대한 힌트 등이다. 100%를 담을 수 없겠지만 100%를 담기 위한 노력은 편집 기획 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포장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의 속살을 보여주는 역할. the Persons가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최선의 가치다.

(* 직업 탐구 인터뷰 <the Persons> ‘퀀트-금융’ 프로젝트 펀딩은 텀블벅에서 진행중입니다.)
https://tumblbug.com/thepersonsqu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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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yong Lee

#코배투 CEO. @thepersons_official @mong_to_view 에디터. #숄든 CEO. #CFA charterholder. 비숑 아빠. 비트겐슈타인 옹호자.